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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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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분이 지나가는 이야기로 자기가 아는 성공한 사람은 모두 이 책을 읽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 책을 읽어야지라고 생각한 계기였다. 덤으로 책도 그리 두껍지 않다고 말을 해주셔서 집에 있는 책을 봤더니 실제로 너무 얇아 신나하며 곧 읽어야지 하며 챙겨놨던 책이다. 

 

싯다르타. 

내 기억속에선 고타마 싯다르타가 부처님의 풀네임으로 이해를 했었고, 왕자라는 높은 신분을 버리고 떠나 성인이 된 분으로 기억을 했다. 이런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소설로 풀어나갈지 감히 예상도 하기 힘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용은 난해했다. 

 

책을 추천해준 사람도 양이 적다고만 했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라고 했다. 책을 많이 읽고 정작 이 책을 소유한 아내조차 내가 이 책 이야기를 하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라고하고 고개를 젓는다. 

 

도덕경과 관련된 책을 읽고 난 다음이라서 그런지 고빈다가 싯다르타의 사상이 불확실하며 명료하지 않은 것이라 꼬집던 장면이 기억이 남는다. 지금까지는 명료하고 심플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명료하고 심플한 것은 많은 것을 담지 못한다. 특히나 양면성을 담지 못한다. 아니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심플한 설명이나 사상도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서 정반대의 결과값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자성어는 심플하지만, 그 만큼 이것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인생이란 그런것인 것 같고 진리와 지혜란 그런것이 아닐까?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걸리는 것은 지금까지 나는 명확하지 않은 설명에는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원칙을 가지고 생활을 해서다. 사기꾼일 수록 아리송한 말과 알듯말듯한 정의와 설명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는 것같으면서도 모르는 부분이 있어 사람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여 꿰어낸다. 스팸이나 보이스피싱에서도 시작은 내가 그들이 던진 미끼를 무는 것이고 이상한 호기심을 발동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생각한다면,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정말 똑똑한 것 같다. 세상의 진리가 표리부동하고 과학과는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과학처럼 항상 공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논리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은 

싯다르타가 노년에 만남 뱃사공이 싯다르타에게 이렇게 말하는 구절이다. 

"당신이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던 것은, 당신 아들이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였다. 당신은 설마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도대체 당신이 무슨 능력으로 당신 아들을 윤회의 소용돌이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다는 겁니까?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지요? 가르침을 통해서, 기도를 통해서, 훈계를 통해서 그럴 수 있다는 겁니까? "

 

이 구절은 뒤에 싯다르타가 고빈다에 지혜에 대해 말하는 구절과 맞닿아있다. 

지혜는 설명만으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에게 공유된 지혜란 무수히 많다 어른들이 우리에게 해주는 말은 모두 지혜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걸 듣고도 우리가 비슷한 상황을 겪기 전까지는 그런 지혜를 수용할 수 없다. 

 

또한, 명경지수, 도가도 비상도와 비슷한 의미로 보이는 구절이 있다. 

"그 사람의 눈은 오로지 자기가 구하는 것만으 보게 되어 아무것도 찾아잴 수 없으며 자기 내면에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결과가 생기기 쉽지요. 그도 그럴 것이 그 사람은 오로지 항상 자기가 찾고자 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까닭이며, 그 사람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는 까닭이며, 그 사람은 그 목표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까닭이지요" 

구도자로서의 목표가 너무 명확하면 오히려 길을 잃게 된다. 많은 것들을 보지 못하고,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이 말도 모순 덩어리이지만 맞는 말이라 더 심란하다. 

목표를 이루어야하지만 목표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되는 것. 

이런 모순이 어디에 있을까? 

 

정말 다양한 삶을 살고 난 후에야 큰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의 삶이 우리의 이런 모순적인 삶과 진리에 대한 좋은 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