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

성남 수정구와 한남 3구역: 수익률의 시대에서 희소성의 시대로

16년에 운이 좋게 지인의 추천으로 성남 수정구 부동산재개발에 투자할 기회가 생겼다. 운이 좋게 사대문 안의 대형 재개발 아파트에 입주한 뒤라 부쩍 이런 쪽에 관심이 생겨 투자를 결정했고, 거의 10년이 흘러 정말 운이 좋게도 세전 수익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높다.

이런 좋은 기억이 있는 수정구인데 차를 타고 가끔 지나가다 보면 이제 막 시작하는 재개발구역이 많이 보여 부동산에 들러서 이야기를 들었다. 위례에 근접하고 남한산성에 근접하고 분담구도심의 인프라를 활용하기에 나쁘지 않은 곳. 수서역에도 가깝고, 판교에도 가깝다. 수정구만 놓고 본다면 아직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이 보이지만 미래 가치만 놓고 본다면 매력적인 곳으로 보였다. 그래서 지인들에게도 신혼이고 애기가 없다면 권하던 지역이다.

아무튼 그렇게 부동산을 들어갔더니 이제는 구옥에 투자를 해서 재개발 물량을 받아도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공사비와 토지가가 많이 올라 예전에 구옥 한 채를 사면 84, 59 2개를 받았던 **'1+1의 시대'**가 저물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84 하나를 받기도 쉽지 않고, 그마저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공사비 탓에 분담금 이슈가 있어 신축 입주 시점에 들어가는 것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Insight 1: 재개발 수익 구조의 해체 과거의 재개발이 '헌 집 주고 새 집과 돈을 돌려받는' 마법 같은 수익 모델이었다면, 지금은 '헌 집이라는 입장권을 사고, 그 위에 수억 원의 현금을 얹어야 새 집을 받는' 구조로 변했다. 공사비 인플레이션이 안전마진을 잠식하면서, 이제 재개발은 단순한 시세차익 도구가 아니라 신축 거주권을 선점하기 위한 비용 지불의 성격이 강해진 셈이다.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구옥을 투자하는 것보다, 정말 희소성이 있는 장소이기에 구옥을 사서 재개발된 지역에 들어가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거가 한창중인 한남3구역

그러면서 떠오른 지역이 한남 3구역이다. 비슷한 시기인 16년 즈음으로 막차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고 나 또한 그 동네 부동산을 기웃기웃거렸던 기억이 있다. 결국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묶이는 돈이 생각보다 커서 투자는 하지 못했지만, 여유 자금만 있었다면 너~~~~무나 투자를 하고 싶었던 지역이다.

철거가 한창중인 한남 3구역. 하지만 이곳은 이제 철거를 시작했을 뿐이다. 아직 공사에서의 변수가 많기에 입주가 29년에 가능할지 31년까지 늦어질지 더 늦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수정구 건과 비교를 하면 수익률(ROI) 면에서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고, 연평균 성장률(CAGR)로 지표를 바꾸면 더 덜 매력적일 거다. 하지만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기에 이런 재개발만이 앞으로는 진행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Insight 2: CAGR을 넘어서는 '입지의 해자(Moat)' 찰리 멍거가 강조했듯, 진정으로 훌륭한 자산은 단기적인 수익률 숫자를 넘어선 '대체 불가능함'을 지녀야 한다. 수정구가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효율적인 상급지'라면, 한남 3구역은 서울의 중심이자 한강을 품은 '독점적 입지'다. 자산의 가치가 숫자가 아닌 **희소성(Scarcity)**으로 결정되는 시대에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투자를 넘어 '어디에 내 자산을 박제해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정도 대규모로 개발을 할 수 있는 곳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말 그게 경제적으로 이득인지는 장담할 수 없는 시대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살아남는 건 '숫자'가 아니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장소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