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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사람, 장소, 환대 지은이 김현경] 우리 모두는 있을 곳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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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내용이 난해할 수는 있지만, 현대의 인간관계 그리고 사회에 대해서 이해하고 인식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꼭 한 번 일독하시길 권장합니다!

 

아래는 독후감이에요. 


어린 시절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배척' 당하고 있다라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와 유사한 경험을 들라면 신종인플루엔자나 코로나에 걸려서 격리 당하는 것이 이와 유사한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순수의 위험'에서 더글라스가 말하는 것과 같이 일본에 있는 한국인으로서의 나, 신종인플루엔자에 걸린 혹은 코로나에 걸린 나는 그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하는 존재, 어떤 의미에서는 더러운 존재 이며 없어야 할 곳에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격리를 당하더라도 코로나 시국에 겪은 자가격리에서는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은 이유도 설명이 된다. 사회의 규범에 의해 집에 격리가 되지만, 누가 나를 데려가는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심한 감시를 당하는 것도 아니고, 내 공간이었던 집에서 나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자가격리가 아니라면, 누군가 나를 지정한 장소로 데려갈 것이고, 감시를 당할 것이고, 나는 낯선공간에 원래 내 것이 아니었으며 앞으로도 내것이 아닌 공간에 격리 당하게 된다. 이런 격리나 배척은 당연히 나의 존재가 내가 기존에 있던 곳에 없어야 한다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며 기분이 나쁘고 슬프게 된다.

이렇게 배척되고 격리되는 사람은 당연히 환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외국인처럼 조건적인 환대를 받는 것도 아니다. 격리가 끝난다면, 나의 스테이터스는 기존으로 돌아와 다시 환대를 받아 그 사회의 구성원이 되겠지만, 배척당하는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재일교포나 미국 유럽에서 생활하는 아시아계 마이너리티처럼 차별을 받아야 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일본에서처럼 국적과 이름을 바꾸고 2번째 아이덴티티를 갖는 방법일 수도 있으며, 미국에서처럼 유창한 영어실력과 문화적 공감대 그리고 성공(부?)를 통해서 어느정도 배척을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내가 경험한 배척에 내가 왜 그토록 기분이 나빴는지 책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그래도 현대 사회는 그래도 제도적으로는 모든 사람을 환대하게끔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사회는 개인에 대해서 복수하지 않으며, 어떤 범죄라하더라도 법으로 정한 벌을 받으면 다시 구성원으로 살아갈 기회를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법정최고형은 지금은 사형이 아니고 무기징역 다시는 구성원으로서 돌아올 수 없는 형벌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자리를 주고 환대를 하지만, 어떤 자리를 주고 어떤 환대를 하는지만 다를 뿐이다. 이렇게 적다보니 외국인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자와 비슷한 대접을 받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근대에 들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도시로와 생활하며 자신이 소유한 '공간'을 잃으며 교묘하게 '노예'와 비슷한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는 내용은 또 굉장히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사실 근대에 들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수명은 늘었지만 끊임없이 일을 하며 집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면 왜 우리는 우리가 있을 곳을 버리고 이런 도시로 끌려들어왔는지 슬프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하다.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우리는 우리가 있을 곳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나다울 수 있어야 하며 인정받고 존중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국가, 가족, 친구, 커뮤니티 등 다양한 관계에서 우리는 이러한 존중과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

 


아래는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을 발췌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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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는 태아와 같다는 투아레그Tuareg의 격언이 있다. 노예는 한번도 태어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 까닭에 죽었을 때도 아무런 의례를 거치지 않고, 다만그 장소에서 치워진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사회에서 인식되고 환대되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익숙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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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함께 행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나서 사람들이 흩어지는 순간 사라진다.”14) 주인들은우리를 만들 줄 알았기에, 권력이 있고 지배할 수 있다. 반면 노예는 고립되어 있기에 무력하다. 노예는 기껏해야 주인들에게 폭력violence으로 맞설 수 있을 뿐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관계와 연대 인간의 사회성의 힘을 보여주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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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먼은 『수용소』에서 재소자의 인격에 가해지는 체계적인 모독의 테크닉을 자세히 기술한 바 있다.18) 그 자체가 굴욕을 초래하는 입소의 의례들, 사적인 공간과 개인적인 물품들의 박탈, 다양한 형태의 신체적 침범, 신체적도덕적으로 수치심을 유발하는 관행들, 특정한 자세나 동작의 강요, 획일적인 시간표, 체벌과 조롱……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며 그의 자아 이미지를, 나아가 자아 자체를 왜곡시키는 이러한 테크닉들은 모든 종류의총체적 시설total institution’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군대도 물론 그 가운데 하나이다. 군대에서 이런 과정은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합리성을 부여받고 있지만, 그 진정한 목적은 군인들의 인격을 부정하여 그들을 사물로, 사회적으로 죽은 사람으로 만드는 데 있다.19) 모독mortification의 어원에 죽음mort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군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

이렇게 모욕을 당하고 이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하게끈 교육을 받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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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환대 혹은 사회적 성원권은 조건적이다. 환대와 사회적 성원권을 구별하는 사람은 결국 조건적 환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조건부 사랑. 같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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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이미 연결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외국이나 외국인이라는 범주가 사용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국제분업은 이 세계의 거주민들을유기적인 연대속으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외국인이라는 범주에 집착하면서, 자기들이 하나의 사회 속에 있음을 부인한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이게 내가 일본에서 느낀 기분나쁨의 정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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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와 위험』에서 더글러스는 더러움을 자리place에 대한 관념과 연결시켰다. 더럽다는 것은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신발은 그 자체로는 더럽지 않지만 식탁 위에 두기에는 더럽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더럽다는 것의 정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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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 탄 승객은 먼저 운전사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의례를 주고받는다. 인사말이 오가고, 때로는 날씨에 대한 짧은 대화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어서 목적지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지는데, 운전사가 비가시화되는 것은 이때부터이다. 물론 어떤 운전사들은 승객에게 사탕을 권하거나 계속 말을 걸면서 호스트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이렇다면 타다의 서비스는 운전기사를 비가시화,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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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사회화를 거쳐서) 일단 사람이 되었다고 해도, 남의 도움 없이 계속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사회생활의 모든 순간에 그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람대접을 받음으로써 매번 사람다운 모습을 획득하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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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무엇이 교양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을 독점한다. 개인이 교육제도 바깥에서 독학으로 쌓은 교양은 인정받지 못한다. 이것은 주인공인 원철이 혼자 숲에서 벌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람이 되어서 돌아왔을 때 담임선생이 보이는 반응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원철이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그가 벌레들의 세계를 탐구하면서 학교에서 얻지 못한 교양을 혹은 배움을 홀로 얻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선생은누가 네 맘대로 사람이 되라고 했어?”라고 하면서, 막대기로대학 가서 사람 되자라는 급훈을 가리킨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학교라는 권력과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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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구성적 모순은 우정의 조건에 대해 생각해볼 때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정은 선택을 전제하지만, 그 선택의 기준이 지위나 부 같은 물질적 조건이어서는 안 된다. 우정에 대한 많은 격언들은 벗을 선택할 때 오직 그의 영혼만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우정이 주고받음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이상, 물질적인 문제를 무시하는 것은 일종의 기만을 초래한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조건 없는 우정을 얘기하지만, 유유상종이라난 말이 있드시 비슷한 조건의 사람과 주고 받으며 우정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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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란 무수히 많은 사람 가운데 어느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를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우정의 관점에서 보면, 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것을 준다는 것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우정 사랑이란 누간가를 특별하게 대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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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르켐의 예견과 달리, 능력주의 사회의 도래는 상속제도의 소멸을 가져오지 않았다. 상속의 방식 혹은 전략을 바꾸어놓았을 뿐이다. 부모들은 재산을 직접 물려주는 대신에, 자녀의 몸에 그것을 투자하고 그 몸을 물려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상속자이면서 동시에 투자 대상, 즉 재산 자체가 된다. 외관상 많은 점에서 가부장제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 새로운 가족 안에서, 재산의 관리즉 아이들의 몸과 시간표의 관리는 여전히 구성원들의 관심을 지배한다. 상속이 특정한 시점이 아니라 양육 기간 전체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족은 만성적인 갈등상태에 놓인다. 부모의 상속 프로젝트에 동의하지만, 물건 취급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아이들, 재산관리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엄마, 가장이면서도 이 프로젝트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는 아빠가 갈등의 세 주역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가족내 갈등을 바라보는 재미있는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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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족은 구성원들 간의 유대가 물건에서 비롯되는 만큼, 경제 위기에 매우 취약하다. 가장의 실직은 쉽게 가정불화, 폭력, 이혼, 자녀 유기로 이어진다. 돈을 벌어오지 못하면 아버지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말하고, 아내가 말하고, 무엇보다 그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기에, 일자리를 잃은 아버지들은 초라해지고 그만큼 난폭해지기도 한다. 아버지만 그런 게 아니다. 가족 전체가 같은 논리에 매여 있다. 밥을 안 해주면 엄마가 아니다, 공부 못하면 자식이 아니다, 늙으면 죽어야 한다…… 마치 자신의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없다는 듯이(유용성은 물건의 속성이다).

한국 가족은 왜사람에 토대를 둔 가족으로 이행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우정의 조건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야 한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가족 구성에 조건이 붙기 때문에 부담스럽고 압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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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사회가 그 사회에도착한모든 낯선 존재들을새로 태어난 아기들과 국경을 넘어온 이주자들을조건 없이 환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는 모두 낯선 존재로 이 세상에 도착하여, 환대를 통해 사회 안에 들어오지 않았던가?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최소한의 정신적인 웰컴이라면 가능할 같다. 아기를 반겨주는 것처럼.

새생명을 모두 반긴다. 강아지 새끼 고양이 병아리.

벌레를 제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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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갖는 사물과 존엄성을 갖는 사람을 대립시킨다. 가격을 갖는다는 것은 비교할 수 있으며 대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인간은 그 자체가 목적인 존재이기에 가격을 갖지 않는다. “존엄성의 가격을 계산하고 비교하는 것은 곧 그것의 신성함을 모독하는 것이다.”5)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가치를 매긴다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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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찰은 환대가 면책 혹은 망각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부모는 아이가 자기들로부터 나왔고, 한때 자기들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잊어야 한다. 부모는 무엇보다 아이에게 생명을 준 사람이 자기들이고, 그들이 아이를 죽일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야 한다. 이 망각으로부터 사회의 가능성이 생겨난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부모의 사랑 주기만한 사랑이 고귀한 까닭.

하지만 이런 사랑을 모두에게 줄수있으면 그것또한 의미없는것이 될까?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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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스 신화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이 삽화가 그리스인들의 우주관을 표현하기보다는 오히려 식인의 금지라는, 사회질서를 수립하는 시원적 사건을 설명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사회질서의 기원에는 제 자식을 잡아먹는 야만을 중단시키고 그것을 금기로 만드는 정치적 행위가 있었다고 말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해설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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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개인에게 복수하지 않는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은 유사한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함이지, 사회가 피해자를 대신하여 가해자에게 복수하기 위함이 아니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과연 그런가?

가해자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어서

우리 사회는 그렇게 울부짖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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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어긴 사람은 그가 이미 동의한 규칙에 따라 벌을 받는다. 즉 벌은 계약의 일부이며, 벌을 받는 동안에도 계약은 유지된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무엇을 했던지 사회구성원으로 보고 계약조건을 유지해주는 것을 전제로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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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대 사회에서 형벌은 규칙의 위반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고, 위반한 사람의 인격을 문제 삼지 않는다. 형기를 마친 사람은, 레드 카드를 받은 선수가 다음 경기에 출전하는 것처럼, 명예에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고 자연스럽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그 사람이 사회계약에 계속 참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모든 계약은 주체들의 인격적 동등성을 전제하는 까닭이다. 신체형이 폐지된 이유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23) 신체형은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도 수형자를 모욕한다.24) 특히 절단형이나 낙인형은 수형자의 신체에 영구한 흔적을 남겨서 그의 과거를 공공연히 드러내므로, 수형자의 사회 복귀와 재통합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형법 정신에 어긋난다.25)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자발찌는 꽤나 특이한 것이네. 낙인을 찍는 것이니까.

징역을 살다왔다는 것은 확인 가능하지만 최소한 바로 확인할 수는 없게해주는 사회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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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우리가 맺었던 관계의 본질은 우리가 더 이상 남들에게 아무 것도 줄 수 없게 되는 시점에 받게 될 대접을 통해 확인된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맞는 . 이거 하나만으로 확인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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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과 산 사람 사이에 의례적인 관계가 지속된다는 것은 죽은 사람이 여전히 사회의 구성원임을 뜻한다. 사회는 산 자들로만 이루어진 게 아니다. 죽은 자들 역시 사회 안에 자리를 가지고 있다. ‘시계의 시간,’ 즉 일상의 산문적 시간이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이 사실을 잊고 지낸다. 하지만 축제와 기념일은 동질적인 시간의 흐름을 폭파하고, 기억의 시곗바늘을 매번 같은 자리로 돌려놓아,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의 시간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한다. 축제와 애도의 의례가 어딘가 닮아 있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축제에는 죽은 자들도 초대된다. 산 자들이 퍼레이드를 벌일 때, 죽은 자들 또한 그 대열 속을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6)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죽은 사람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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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도덕의 기초에 있는 것은 기독교가 아니라 절대적 환대의 원리이다. 즉 태어나는 모든 인간 생명에게 자리를 주어야 하고, 어떤 명목으로도 이 자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사람의 신성함이란 바로 이 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것은 사회 안에 자리가 있다는 것이며, 신성하다는 것은 이 자리에 손댈 수 없다는 뜻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사람이라면 사회에 자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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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의 합법화는 이 원리를위반하기는커녕다시 한 번 확인한다. 태아에게 장소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엄마뿐이기 때문에, 태아를 환대할 권리 역시 엄마에게만 있다. 사회가 엄마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아를 환대하기로 결정하고 엄마에게 임신을 유지하도록 강제한다면, 이는 한 사람의 몸을 다른 사람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셈이 된다. 즉 엄마의 사람자격을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절대적 환대의 원리를 일관성 있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태아가 아직 사회 바깥에 있으며, 태아를 사회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은 엄마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해야 한다.9)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논리적으로 맞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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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를 집으로 삼는 사람 역시 어딘가에 집이 있지 않을까? 모든 장소에 속한다는 말은 어느 장소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말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올해는 이 나라에서 일하고 내년에는 저 나라에서 일하는 사람, 오늘은 이 도시에서 아침을 맞고 내일은 저 도시에서 밤을 맞는 사람은 아마 세계화 시대에 자본이 원하는 인간형이겠지만,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은 아니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

 

있을 곳이라는게 중요하다. 맞다. 그것을 포기하고 다른 일자리를 위해 우리는 도시로왔고 새로운 노예가 되었다. 그러면 코스모폴리탄에 사는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보다 앞선 디지털 노마드 또한 생겨난다. 점점 장소를 소유하지 않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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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곧 이 장소에 대해 권리를 갖는다는 것, 손님이자 주인으로서 환대받을 권리와 환대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역의 노숙자들그들은 갈 데가 없어서 거기 있는 것인데, ‘갈 데가 없다는 표현은 그들이 이 사회 안에서 갖고 있는 자리의 위태로움을 드러낸다. 그들의 자리는 심지어 행정 서류상에서도 말소되어 있곤 한다(말소된 주민등록증).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기로 되어 있지만, 부당하게도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중이기에, 그들은 가능한 한 스스로를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나뭇가지로 변신하는 벌레들처럼, 종이상자나 신문지를 덮고 꼼짝 않고 누워서 무생물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 역시 그들을 못 본 체함으로써 이러한 노력에 호응한다. 비가시화는 여기서 전략이자 규범이다.

 

-알라딘 eBook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