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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쌓아갈 것인가? 브랜딩의 관점에서 본 엘든링과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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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남길 것인가

 

브랜드의 컨셉을 잡아 핵심경쟁력을 만들었다면 이후에는 이것을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지가 굉장히 고민스럽다.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스럽게 내가 만들어 놓은 개념이 확장이되고 사람도 늘고 취급한 상품과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좋지만, 이 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브래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과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만들어 나가는 길이 대구에서 서울로 가는 경부고속도로가 아니고 대구의 앞산순환도로가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이렇게 방향성을 잡고 확장을 해나갈 때 사람들이 한 가지 더 간과하는 것은 무엇을 버리느냐라는 것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엄청난 디테일들이 쌓아 올려진 정수이겠지만, 정수가 되고 에센스가 되기 위해서는 concentration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순물을 버려야한다.  

설령 한때 그 브랜드에게 굉장히 중요했던 요소일지라도 다음 순간에는 버려야할 요소에 포함이 될 수도 있다. 

한참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엘든링을 다시 플레이하게 되었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게 되었다. 

두 작품모두 뛰어난 브랜드이며 오랫동안 지속되온 ip이자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서 유지할 것은 유지하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렸으며 그것이 성공했다. 

 

엘든링, 난이도를 버리다. 

2022년 최다 GOTY 수상에 빛나는 초대작게임. 

엘든링의 제작사 프롬소프트웨어를 수식하는 단어는 극악의 난이도이다. 

게임 좀 해봤다는 사람도 프롬의 게임을 하면 튜토리얼에서 죽기를 반복한다. 

다크소울2를 처음할 때의 그 공포와 충격은.... 아직도 뇌에 선명하다.

사실 이전의 다크소울도 난이도가 높았지만, 여러 요소를 통해 비교적 쉽게 게임을 할 수 있었지만, 

이번 엘든링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요소를 넣어줘서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더 쉽게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이런 흐름은 몬스터헌터가 걸어가고 있는 길과도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이 얘기에 대해서는 아래 영상을 보면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EJpg9ZsEKM 

그리고 오픈월드가 되면서 자연스레 꼭 잡아야하는 보스가 아니라면 무시하고 지나간다는 선택지도 있다. 

사실 이건 다크소울에도 해당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조금 더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정말 다양하게 보스를 스킵하는게 가능하다. 

 

아무튼 이런 노력을 통해 신규유저의 유입이 늘었고, 아직까지도 만흔 유저들이 활발히 즐기고 있는 대작 게임이 되었다. 

 

슬램덩크, 주인공과 성우를 버리다 

 

사실 보기 전부터 굉장히 걱정을 했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만화책의 산왕전은 소년만화에 길이 남을 완성도이며 그 마무리마져 완벽했는데, 

이걸 20년이 지난 이시점에 다시 리메이크하여 기존 팬과 새로운 팬들을 만족시켜야하는 그 어려운 길을 선택하신 이노우에 선생님의 선택에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이런 험난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 이노우에 선생님은 크게 3가지를 버린 것 같다. 

 

첫번째, 기존 성우.  

사실 애니메이션의 팬이라면 캐릭터의 성우란 작화만큼이나 중요한 거라서 성우가 바뀌어 버린다는 것은 자칫잘못하면 큰 저항을 받게 마련인데 이 부분을 과감히 변경했다. 

개봉전 홍보영상에서 변경된 성우들이 대사를 읊었는데,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극장판이 시작하니 이런 우려는 기우였고, 개인적으로는 구판보다 더 캐릭터에 맞는 성우라는 생각도 들었다. 

 

두번째, 주인공

슬램덩크하면 너무나 많은 캐릭터들이 많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강백호다. 

이 친구의 성장 드라마를 보며 독자들은 희노애락을 같이 한다. 

그런데, 백호에서 송태섭으로 주인공이 바뀌어 버렸다. 

그렇게 되면서 관람자들에게 경기를 보여주는 방식도 자연스레 바뀌고 던져주는 메시지도 바뀐다. 

사실 송태섭의 휴먼드라마에 나는 그렇게 공감을 하지는 못했지만, 주인공 변경 덕분에 어른스러워진 슬램덩크를 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세번째, 만화적인 요소. 

슬램덩크 특유의 만화적인 연출이 대폭 삭제되었다. 

변덕규가 난입해서 무를 써는 장면 등 굉장히 코믹했던 요소들이 삭제되었다.

그 대신에 실제 덩크슛을 하는 장면 등의 액션이 더욱 부각되게 바뀌었고 더 현실감있는 연출로 거듭났다.

 

이렇듯 작가는 많은 요소를 버리면서 슬램덩크의 브랜드에서 남겨야할 핵심을 선택하였고, 

그 시도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변화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버려야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바뀌어야한다. 

바뀌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버려야 한다.